‘가을’을 탄다면, ‘햇볕’을 쬐어보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다. 요즘 같은 환절기가 그 시점이다. 정말 ‘가을을 타는 것’일까?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이 우울증을 그저 계절 탓으로, 기분 탓으로 치부해도 좋을까?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이대일 원장을 통해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자.
가을이 되면 우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우울한 기분은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면 대부분 나아지는데, 이 같은 증상을 정신의학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명명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의 변화와 연관이 깊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일조량이 점점 줄게 되는데, 일조량이 줄면 우리 뇌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적게 생산한다. 사람의 감정이나 성욕과 같은 정서를 관장하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수면이나 진정작용에 이상을 일으켜 우울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외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뇌의 시상하부 능력이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절의 변화에 그만큼 더 민감하다는 이야기이다. 대개 100명 중 15명 정도가 가을이나 겨울에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그중 2~3명이 계절성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는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픈 곳도 없는데 무슨 큰 병이라도 든 것처럼 나른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든지, 초조하고 긴장하는 일이 잦아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계절성 우울증은 특이하게도, 식욕이 왕성해지고 잠이 부쩍 느는 증상을 동반한다. 일반적인 우울증이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을 동반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계절성 우울증을 줄이고 낫게 하는 특효약을 바로 햇볕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줄면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햇볕을 많이 쬐어 인체 리듬을 다시 정상화시켜주는 것이다. 실제 계절성 우울증 치료법 중 ‘광 치료’는 일반 방 밝기의 20배에 달하는 빛을 1~2m 거리에서 하루에 10~15분간 쬐게 하고, 이후 반응에 따라 시간과 횟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이런 치료를 받으면 우리 뇌의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대부분 수일 내에 우울증 증상을 극복하게 된다. 햇빛 좋은 날에 가볍게 산책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고,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을 피해 조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한가지, 계절성 우울증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주변 사람들의 역할이 크다. 우울한 기분이 든다 싶으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까운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면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도 이에 호응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정신적인 고립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 출처- 국민건강보험 건강in 이달의 건강정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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