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두뇌건강, 이렇게 지킬 수 있다
운동을 하면 근육세포가 변하여 팔다리에 알통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엇을 듣고, 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뇌세포가 변하면서 뇌에 바람직한 변화가 생긴다.
이를 의학적으로 뇌 유연성(brain plasticity)이라고 한다.
어떤 학자는 20세기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가 뇌 유연성이라고 했다.
과거 오랫동안 ‘뇌는 변하지 않고, 가지고 태어난 뇌세포를 잃기만 한다’고 믿었다.
▶ 사용할수록 튼튼해지는 두뇌
런던 대학의 엘리노어 맥과이어 박사는 MRI를 이용, 뇌의 구조를 세밀하게 조사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커지는 것처럼 일정한 뇌 훈련을 하면 뇌가 변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서였다.런던의 택시 운전사는 런던 시내의 수천 개 장소들을 어떻게 하면 헤매지 않고
정확하게 찾을 것인가에 대해 훈련하는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평균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조사 결과 운전사의 오른쪽 해마 뒷부분이 일반인보다 컸다.
참고로 오른쪽 해마는 시각적 기억력을 담당하는 곳이다.
특히 운전 경력이 긴 베테랑일수록 해마의 뒷부분은 크고 오히려 앞부분은 작았다.
운전 경력이 길수록 해마가 커졌다는 것은 길 찾기 훈련에 의해 뇌세포의 수가 그만큼 늘어난 것.
맥과이어 박사는 “매일 길을 찾는 자극이 뇌를 변화시켰다”는 가설을 세웠다.
머리를 쓰면 쓸수록 뇌신경세포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맥과이어 박사는 뇌의 신경망에 병이 생기면 신경망은 줄어들고, 반대로 많이 활용하면 늘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근육이 질병 등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면 쇠약해지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튼
튼해지는 것과 유사하다. 평소 두뇌도 ‘운동’을 통해 신경망을 두껍게 만들어두면 치매 예방이
가능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두뇌를 자주 사용하면 치매가 예방될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이 향상되어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스트레스에도 잘 견디게 된다.
▶ 활발한 활동이 튼튼한 뇌를 만든다
뇌 세포를 증가시키고 연결을 풍부하게 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은 신체 운동이다.
걷기, 조깅, 하이킹,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뇌를 두껍게 만든다.
특히 해마와 전두엽이 신체운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해마는 기억중추로서 일종의 기억 공장이나 마찬가지다.
전두엽은 인간의 판단력, 주의 집중력, 기획능력, 그리고 실행 능력을 관장하는 곳으로
회사의 CEO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젊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바쁘게 일을 한다.
이러한 정신적·신체적 활동은 뇌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그러나 은퇴를 한 노인의 경우,
마감 시간에 쫓길 이유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천천히 식사하고 천천히 신문을 보다가
산책한다. 그리고 오후에 특별히 할 일 없으면 TV를 보다가 낮잠을 잔다.
만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처럼 뇌 자극이 없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잠자는 뇌세포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같은 자극을 하면 젊은 사람에 비해 노인에게 더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뇌 활동 측면에서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 셈이다.
현업에서 은퇴한 다음에도 직장에 다닐 때 보다 더 멋지고 신나는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 만나기, 봉사 활동, 스포츠·영화 관람, 갤러리·박물관 가기, 당일 여행,
아내와 온종일 같이 하는 날, 등산, 쇼핑 등을 요일 별로 정해놓고 재미있고 보람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에 걸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 두뇌 단련은 부위에 따라 다르게
치매의 원인 질환 중 가장 많은 병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amyloid)라는 잘못된 단백질이 쌓이는 병으로,
아밀로이드는 분해되지 않고 뇌 속에 침착하면서 뇌세포를 죽인다.
특히 뇌 피질을 두껍게 만들어 놓으면 알츠하이머병을 앓더라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
< 좌뇌 > 그러면 뇌를 어떻게 써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각각이 담당하는 기능에 따라 좌뇌와 우뇌로 나누어 살펴보자.
좌뇌가 우뇌보다 우세한 인지 기능은 말하기, 읽기, 쓰기, 셈하기다.
우리들이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에는 독서가 있다. 신문, 잡지, 책 등을 가까이 하는 독서 활동은
인지 건강에 유익하다. 독서를 할 경우 인지장애가 올 확률이 20%나 낮아진다.
독서나 글쓰기를 생활화한 사람에 비해 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네 배가량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서와 글쓰기가 얼마나 우리의 뇌를 단련시키지 알 수 있다.
< 우뇌 > 우뇌가 좌뇌보다 우세한 인지 기능은 그림 그리기, 조립, 방향감각등의 시공간 능력과
감정이다. 시공간 능력이란 사람들이 공간(空簡)에서 보면서(視) 행동하는 능력인데,
여기에는 2차원 공간에서 그림 그리기, 3차원 공간에서 조립하기, 방향감각이 있다.
우선 간단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퍼즐을 맞추거나, 레고를 조립하는 것은
우뇌를 발달시킨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에는 종이접기, 풍선 아트, 뜨개질, 옷 만들기,
수제품 만들기, 카드 만들기, 조각하기, 목공예, 도자기 굽기, 대패질을 이용해 만들기 등이
있겠다.방향감각은 시공간 능력의 대표적인 기능이다. 운전할 때 내비게이터에 의존하는 것은
방향감각을 죽이는 방법이다. 내비게이터를 사용하더라도, 전체 지도에서 내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노력은 꾸준히 해야 한다.
< 후두엽 > 뇌의 앞쪽과 뒤쪽도 담당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단련방법이 다르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도형 찾기, 모르는 얼굴 사진을 놓고 같은 얼굴 찾기가
대표적인 뒤쪽 뇌 활성법이다.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모임에서 새로운 멤버들이 나왔을 때
일부러 기억하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의 얼굴, 이름, 습관 등을 저장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인지 기능이 높아지게 된다.
< 전두엽 > 앞쪽 뇌는 고차원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 생각을
종합하고 판단하는 능력, 창의력, 미래 예측 능력, 추진력뿐만 아니라 인내하고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이러한 전두엽 기능을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운동기능, 동기창출 능력, 기획 기능,
충동 조절 능력이다.
첫째, 전두엽은 신체 운동 중에서도 손과 발음기관을 주로 담당한다.
손 조절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왼손으로 젓가락질하기, 타이핑, 뜨개질, 양손을 사용하는 악기
배우기 등이 좋고, 발음기관 향상을 위해서라면 글 낭독하기, 외국어 발음 배우기가 도움이 된다.
둘째, 동기부여를 갖기 위해 재미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미있는 계획이란 맛있는 음식 먹기,
영화 보기, 친구 만나기, 여행 가기 등이 있다. 이런 즐거움은 동기 담당 영역을 활성화한다.
셋째, 기획을 담당하는 역역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데 관련된다.
기획센터를 활성화하는 첫 걸음은 사소한 일이라도 계획을 세워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넷째, 충동 조절센터는 행동이나 감정을 조절한다. 나쁜 말을 남에게 옮기고 싶은 마음 참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다리기, 화를 다스리기,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정화하기, 억울한 일
내려놓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 출처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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